하루는 용두리에 행재하시는데 낙범이 천연두를 앓으면서 시종하니, 상제님께서 갑자기 꾸짖으시기를“네가 어찌 어른 앞에서 태만하뇨?”하시니라. 낙범이 다만 머리를 숙여 황송히 생각하고 한 편으로는 이상히 여기다가 집으로 돌아가 무슨 허물인가 생각하였으나 깨닫지 못하였는데, 천연두가 나으므로 비로소 상제님의 꾸짖으심이 곧 약임을 깨달으니라.

수류면 회평(會坪)에 사는 19세 소년 광부가 큰 돌에 맞아 다리가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진 것이 마침내 그대로 굳어 움직이지 못하므로 상제님께 고쳐 주시기를 애걸하니라. 말씀하시기를“남의 눈에 눈물을 나게 하면 내 눈에서는 피가 흐르느니라.”하시고“몸을 뛰어서 골절과 혈맥을 충동하라.”하시므로 그 소년이 몸을 솟구쳐 한 번 뛰니 오그라졌던 다리가 곧바로 펴지며 움직임을 마음대로 하게 되니라.

동곡 이정삼(李正三)이 발찌(髮際)가 나서 크게 고통하므로, 상제님께서 친감하시고 광찬에게 명하셔서 백회(百會)를 쳐 주시니 그 병이 곧 나으니라.

대흥리 거사막(巨沙幕) 장성원(張成遠)의 어린 아들이 병들어서, 낮이면 낫고 밤이면 신열과 기침으로 잠을 자지 못하며 몇 달간 고통하므로 성원이 아들을 안고 와서 고쳐 주시기를 애원하니,“이 증세는 곧 서양으로부터 멀리 온 비별(飛鼈)이니라. 산으로 옮기면 금수도 또한 생명이요, 바다로 옮기면 어별(魚鼈)도 또한 생명이니 전선에 붙여서 사방으로 흩어지게 하리라.”하시고 성원에게 하명하시기를“철사 두어 자를 구하여 아이의 머리맡에 두었다가 전신주 밑에 버리라.”하시니라. 성원이 그대로 하매 곧 나으니라.

동곡 앞의 술장수 평양댁의 5세된 아들이 앉은뱅이인데, 상제님께 안고 와서 고쳐 주시기를 간청하니“내일 아침에 쇠고기와 참기름을 조금 먹여서 안고 오라.”하시니라. 평양댁이 가난하여 쇠고기는 사 먹이지 못하고 참기름만 먹인 다음, 안고 와서 아뢰니 아무 말씀도 아니하시니라. 평양댁이 심히 미안하여 아이를 때리며“병신이 되어 살기보다 차라리 죽으라.”하니, 아이가 울며 문득 다리를 펴고 일어나서 도망가므로 평양댁이 그 광경을 보고 매우 기뻐하며 상제님께 감사드렸으나, 끝내 아무 말씀도 아니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