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양사상의 근본 태극도

어떤 이들은 한국이 장차 세계의 종주국이 될 것이라는 희망적 예언을 한다.

양위상제의 도수와 법방이 아니라면 중진국 대열에서 선진국을 넘보고 발돋움하는 한국이 정치와 경제로써 다른 나라를 지배 또는 지도하는 뜻의 종주국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지닌 역사적 사실 또는  국제적 위상으로 보아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만 기대할 수 있다고 하면 정신적 종교적 면에서의 희망인데 그런 희망을 가지는 근거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면 꼭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우리 한국의 국장(國章)이 되어 있는 태극의 원리인 태극도 그 원리 그 진리가 21세기를 맞이하는 인류의 새 지표(指標)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태극사상의 기원을 역경(易經)에 두고 있는 것이 가이 정설이지만 근래에 와서 한국의 고대 건축이나 분묘 속에 태극 또는 3극(三極)의 문양을 발견하게 되는 것을 보아서 우리 민족 사이에는 훨씬 오래 전부터 태극사상이 존재한 것이었으리라고 보는 관점이 있다.

아무튼 태극사상은 서구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동양의 지혜, 한국의 지혜로서 자연현상을 형이상학적으로 발전시킨 과학과 철학이 조화된 우주의 원리인 것이다.

문명, 문화의 역사가 장구한 동양은 그 영역도 호한(浩澣)하고 심도(深度) 또한 무한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한 군데로 초점을 모으면 그것은 오직 역(易)에서 말한 태극으로 귀일하게 된다.

주역에서 비롯하여 많은 해설들이 있지만 북송(北宋)때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가 태극도설(太極圖說)이라 하여 설명한 것이 있다.

그는 거기에서 태극설(太極說)을 부연(敷演)하여

‘무극이 무극이면서 곧 태극이니, 태극이 동(動)해서 양을 낳고 동이 극(極)하면 정(靜)하는데 정해서 음을 낳으며… 따라서 그 태극이 양의(兩儀=음과 양을 말함)를 생기게 하고 그 양의에서 4상(四象=太陰·少陰·太陽·少陽)과 5행(五行=水·木·火·土·金)이 생겨나고 그 4상에서 8괘(八卦=乾·兌·離·震·巽·坎·艮·坤)가 생겨나며 8괘에서 만물(萬物)이 생겨난다’고 하여 우주 생성발전의 근본원리를 설하였다. 양(陽)인 건(乾)이 남자·부(父)가 되고 음(陰)인 곤(坤)이 여자 모(母)가 된다는 것과 태극 이전에 무극이 있다는 것도 가르쳤다.

원래 역경(易經)이란 공부자(孔夫子)의 유교의 대강(大綱)이 되는 것이지만 동양사상이란 것이 천도(天道)에 바탕을 두고 있는 그 천도의 도(道)가 곧 태극의 기동(機動)인 그 태극사상 밖에 다른 것은 아니다.

중국을 지배한 철학사상이 유(儒), 불(佛), 선(仙) 3도인 바 그 세 가지의 도가 보는 측면의 표현적 차이일 뿐이므로 3도 합일(三道合一)을 모색한 것이 후대의 일인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은 곧 그 모두가 동양사상의 근본일 뿐 아니라, 우주의 근본인 태극을 각각 나름대로 보았던 것을 하나로 합해서 본 그 또한 동양의 지혜였던 것이다.

2. 우주의 근본원리 태극도

위에서 우리는 동양사상의 근본이 태극이란 것을 말했지만 이것은 서구사상이라도 마찬가지로 그 관점의 차이, 표현방식, 그리고 언어와 문자의 차이일 뿐 그 본질은 태극도란 진리 그 밖에 없으니 주렴계가 통서(通書) 제38장에서 ‘공자는 곧 태극이다’ 한 바와 같이 그것이 비록 신(神)이라고 해서 인격적으로 활동한 것처럼 전해 오고 있어도 오직 태극의 기동으로 움직인다는 사실 뿐인 것이다.

우주 생성 발전의 원리에 대한 다른 이론을 들어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고대의 희랍인들은 이것을 카오스 곧 혼돈(混沌)이란 말로써 표현했다. 이것은 태극에서 양의(兩儀) 곧 음양이 생겨서 기동하기 이전인 무극의 상태를 이렇게 밖에는 생각하지 못했고 또 표현하질 못한 것이다. 그래서 한다고 한 말이 카오스라는 것이었다.

유대인들의 신화가 기록된 창세기(創世記)라는 책이 있다. 이것은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성서(Bible)라고 하는 경전의 하나가 되어 있는데 그 제1절이 이러하다.

‘태초에 신(神)이 천지를 창조하시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매 신이 물위에 운행하시니라…’

한국에서 고유하게 ‘하느님’이라고 한 것은 한자의 천(天)사상과 같은 맥락의 것이기 때문에 유대의 ‘여호와(Johovah)’또는 ‘야웨(Jawe)’라는 신을 ‘하느님’(하나님(一主)이란 어휘와는 별개의 개념이다)이라는 우리 고유의 명사를 차용(借用) 번역한 것 때문에 우리에게 혼돈감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위의 창세기라는 책의 구절에 있으니 그 여호와가 세상을 만들기 전에 땅이 있고 물이 있었다고 한 데 있다.

말하자면 땅과 물의 두 가지 원소가 창조 이전에 있었다는 것은 이 두 가지는 창조물이 아니라는 것과 함께 이것을 인지(認知)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발달된 사상으로 고대 인도사람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의 4원소를 4대(四大)라고 하였으니 유대인보다 불과 바람 곧 공기를 알아낸 것을 알 수 있다.

인도라고 해봐야 네 가지인데 동양의 5행(五行)이라는 다섯 가지 원소보다도 이론상 부족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말하자면 4대든 5행이든 그 근본은 태극에 있고 이것들이 태극의 기동으로 생겨난 것을 안다면 태극도야 말로 우주진리의 근본임을 알게 될 것이다.

3. 증정(甑鼎)의 도가 곧 태극도

증정의 도(甑鼎之道)란 말과 그 원리를 태극진경에서 찾아본다.

“구천 무극주께서 친히 9년 공사로써 도수를 짜 놓기만 하셨으니 그 것은 체(體)요 원리라. 나(옥황상제)는 도(道)로써 용(用)하여… 무극, 태극의 창도를 함이니… 무극의 정(定)에서 생겨난 태극진리의 기동도수니라…. 나의 공부는 도를 어떻게 믿고 배우고 닦고 행하라는 진법(眞法)이니 솥이 있어야 시루를 쓰는지라. 이로써 증정지도(道)와 증정지덕(德)과 증정지교(敎)와 증정지학(學)과 증정지수(修)와 증정지화(化)가 성취됨이니라.”(태 9:59)

여기서 시루(甑)와 솥(鼎)으로 상징하는 도의 위상이 표현된다. 그것은 증산의 무극주이심과 정산의 태극주이신 성격의 표출되는 것이며 무극의 정(定)과 태극의 동(動)임도 가르치고 있다.

그리하여 봉천명시에 받드신 계시와 같이 ‘이도일체’라고 양위 상제의 무극주, 태극주로서의 일체성을 우리는 알게 된다.

다시 말하면 3계 전체의 도수가 무극의 정(定) 아님이 없으니 그것을 짜놓으신 권능의 소유자가 무극주가 아닐 수 없고, 그 체(體)를 기동으로 용(用)하신 권능의 소유자가 태극주가 아닐 수 없다는 신묘한 도리가 있는 것이다.

양위 상제만이 진리〔道〕의 세계에서 일체〔以道一體〕인 것은 이미 동양의 역대 철인 도가(道家)들이 ‘무극이태극(无極而太極)’이라는 정설(定說)을 세운 바와 같다.

다시 이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면

무극이 곧 태극인 바 그 무극의 고정된 도수를 짜놓으신 증산이 무극주이시며 그 고정된 본체를 기동 운용한 정산이 태극주이시니 무극주와 태극주는 도로써 둘이 아닌 하나이심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증산과 정산, 무극과 태극사이〔甑鼎之間〕에서 생겨난 것이

 • 증정의 도와 덕〔甑鼎之道·德〕

 • 증정의 교와 학〔甑鼎之敎·學〕

 • 증정의 수와 화〔甑鼎之修·化〕등

천변만화하는 가운데서 본서와 같은 증정의 도학(道·學)도 생겨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증정이란 곧 무·태극이란 말과 같아서 태극도를 증정도, 증정교라고 불러도 같은 뜻의 말이 된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