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무수한 종교가 있는 것은 위에서도 말했듯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고 지역과 시대와 민족에 따라 역사와 전통이 다르기 때문에 종교사상과 의식과 단체 조직이 다르게 발달했다.

지역적으로 보아 어떤 종교는 일정한 민족 또는 일정한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또 어떤 종교는 인종과 지역을 초월해서 세계인에게 통용되는 종교로 되어 있다.

말하자면 일본의 신도(神道), 유대의 유대교, 한국의 단군교 같은 것은 그 민족이 살고 있는 그 국가, 그 지역 밖으로는 나갈 수 없는 종교들로서 세계적 종교에 대비해서 민족적 종교로 불리어지는 것들이다.(이것이 서양에는 민족이란 말이 없기 때문에 부득이 민속종교(folk religion)라고 불리우는 것도 딱한 일이다)

다음은 세계 전역에 공통으로 신앙해 오고 있는 종교들이니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그 대표가 되는데 그들이 스스로를 고등종교라고 하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는 없으니 종교에 등급을 매겨 고등이니 하등이니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 종교 가운데는 고대에 발생했다가 역사의 흐름에 따라 자연소멸된 것도 있으며 또 시세에 편승해서 새로 생겨난 것들도 허다하다.

그런데 새로운 종교가 일어나면 그것을 우리는 ‘신흥종교’라 하고 그 신흥종교가 사회에서 공인을 받을 때는 기독교나 불교 같은 기성종교와 구분하게 된다.

그것을 굳이 시대적으로 구분하면 기독교 불교들이 구종교인 반면 이런 것들은 신종교가 되는데 이것을 국내에서 찾으면 천도교, 원불교, 통일교 같은 유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은 종교로서의 태극도를 1. 민족적으로, 2. 세계적으로, 3. 시대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논하려 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종교 교단으로서의 관점보다 진리로서의 태극도가 앞서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1. 민족적 종교인 태극도

이 책에서 우주의 대원리인 태극도를 민족의 한 종교로 간주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구천·옥황 양위 상제께서 동토(東土)를 가려 강세(降世)하셨고 또 태극도를 도의(道義)로 하는 교단(원칙은 도단이다)이 한국서 그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여 한국인 위주로 개창되었기 때문에 민족적 종교라고 할 수도 있다.

더구나 한국은 전세기말부터 태극의 문양을 국장(國章)으로 삼고 있는 만큼 그 필요성(必要性)과 도수론(度數論)을 내세우기에 앞서 이보다 더 민족적인 진리, 그리고 민족적인 교단을 대라고 해도 더 없을 것이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있어서 국조인 단군을 왜 신앙의 대상으로 하지 않느냐고 반문을 제기할지 모른다.

그러나 도의학적으로 볼 때 단군은 민족에서 숭앙받을 국조로서의 위치는 영원할 것이지만 민족 내지 전 세계인의 종교적 신앙 대상이라고는 보지 않기 때문에 선령신, 조상신, 문명신으로 받들어 모실 뿐이다.

이제 태극도가 가장 민족적이라는 것을 진경을 통해 찾아보기로 한다.

증산상제의 이런 말씀이 있다.

“이 시대는 원시반본하는 시대니 혈통줄을 바로 잡으라. 환부역조(換父易祖)하는 자와 환골(換骨) 환혈(換血)하는 자는 다 죽으리라”(무 7:96)

이 말씀은 종교의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지만, 당시 민족적으로 보아서 미구에 닥쳐올 일제의 가혹한 동화(同化)정책을 대비하셔서 얼마나 크게 주체성을 고조하는 경세(警世)적 언사이신가.

“조선은 원래 일본을 지도하던 선생국이었느니… 일시 저들의 영유(領有)는 될지언정 영원히 영유되지는 않게 하리라.” (무 8:212)

한국이 일본의 선생국이었다는 것을 강조하신 것은 그야 말로 민족의 주체성 내지 한·일관계의 문화적 연관, 그리고 비록 일본 제국주의가 오래 가지 않도록 도수로 짜놓으셨다 하더라도 이것을 직접 말씀으로 하신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정산상제의 경우는 대대로 내려오는 항일운동가의 집안으로 조부 취당공(聚堂公)의 을사보호조약 때의 분사(憤死) 사실과 부친인 도장(道丈) 3형제분은 일인을 섬멸할 화약을 제조하다가 만주로 망명하게 되어 그곳에서 애국지사들과 활약하시고, 또 군자금을 조달하는 등 직접 간접으로 독립운동에 가담한 일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정산께서는 도인들에게 ‘왜와 우리 민족도 이제는 해원될 도수’(태 7:36 참조)를 가르치신 것은 도수상의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지만, ‘일본’이란 말조차 사용을 금하시고 반드시 ‘왜’라고 하게 하셨을 뿐 아니라 왜헌(倭憲)의 정책에 대항하셔서 거대한 도단을 해산하시고 10년간 그들의 탄압 하에서 신고(辛苦)하셨던 것을 봐도 민족정신에 얼마나 투철하셨던가를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민족 자생 종교가 허다하지마는 대종교, 천도교 등과 함께 민족정신을 고양하는 것이 증산계의 각 교단들이며 그 가운데도 바로 도장(道章)이 국장(國章)으로 되어 있는 태극도야 말로 가장 민족적 종교라고 할 것이다.

2. 세계적 종교인 태극도

진리 그 자체인 태극도는 3계 우주에 가득 차 있으니 이 지구 위 어디엔들 태극도가 없을 수 없고 인류전체는 물론 신명계까지 태극도를 믿고 닦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태극진리를 자연과학적으로 보기도 하고 철학적으로 보기도 하고 또 신격화해서 보기도 하지마는 그 모두가 태극진리의 일부는 되어도 태극도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태극도야 말로 역사적으로 전무후무(前無後無)하고 진리적으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종교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산주의를 신봉하든지 자연과학만을 앞세우는 무신론자 유물론자의 경우에도 그들이 +-로 기호하는 음전(陰電) 양전(陽電)이나 더하기 빼기에서 태극 양의의 기동을 감지할 것이며 가상(仮想)의 신격을 앞세우고 그의 절대성 그 소위 섭리한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도 그것이 곧 태극의 기동으로 되는 조화라는 것을 인지하여야 할 것이니 반드시 그럴 날이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이제 민족종교라고 해서 그 민족 또는 부족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민속신앙이 종교화한 것을 생각해 본다.

조화삼신(造化三神)을 내세우고 그 다음 인격인 대일귀령녀(大日貴灵女=이것을 또 신격화해서 天照大神이라고 한다)를 국조인 동시에 신앙의 대상으로 하는 일본의 신도(神道)는 언제까지나 하나인 국교인 민족종교 또는 국가종교 일 뿐이지 세계종교화할 수는 없다.

이스라엘 민족은 여호와라는 자기네의 민족신을 신앙하는 것으로 유대교가 성립되었지만 그 역시 세계인이 공통으로 신앙할 종교로는 발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예수라는 종교 위인이 덧붙인 교의로써 여호와를 우주신의 성격으로 승격시켜 세계종교화했을  뿐 아니라, 각국 각 민족 사이에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여호와 하느님과 선민사상을 믿는 한 그 근본은 이스라엘의 민족종교인 것이다.

지금의 힌두〔印度〕교와 불교도 이와 비슷한 경우니 브라흐마(Brahma=梵)에게서 사성(四姓)계급이 한계지어 태어난다는 종성(種姓)사상에서 일체 평등사상과 함께 브라흐마의 권위를 제거한 석가모니의 교의인 불교가 생겨나서 전자가 민족종교의 테두리를 못 벗어나는 반면 불교는 그 테두리를 벗어남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세계종교적 측면에서 볼 때 어떤 종교는 영원히 일정한 민족 사이에만 존재할 수밖에 없는 종교가 있고 또 어떤 종교는 세계적인 종교로서 국제사회에 웅비할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도 있다.

이제 태극도의 경우다. 태극이란 바로(道=眞理) 그 자체이므로 세계의 크고 작은 모든종교가 태극의 기동을 각자의 문화 전통과 지역적, 시대적 여건 속에서 제 나름대로 보고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종교는 곧 태극진리의 일면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교는 중국 대륙에서 본 태극의 일면, 불교는 인도에서 본 태극도의 일면이며, 기독교는 팔레스타인에서 본 태극도의 일면, 회교는 아라비아에서 본 태극도의 일면에 불과한 것이다.

다만 그 태극의 작용을 이(理)나 법(法)으로 보든지 신격화한 신(神)으로 보든지, 무신론자처럼 자연 그대로 보든지 한 차이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고 그 모든 관점들이 다 합리화한 것이냐 하면 보는 이의 눈이 바르지 못해 비뚤어지게 본 것으로 남을 오도(誤導)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을 굳이 말해 두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이제 여기서 우리는 천하 만국에 통용되는 그리고 우주 삼라만상의 근본이 되는 진리 곧 그 길(道)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니 바로 우주의 대도(大道)인 세계의 최고 종교 태극도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한국의 4천 5백만 국민은 태극의 깃발만 오르면 모두 경례를 하여 진리를 알든 모르든 그 진리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민에 국한되지 않고 88올림픽에서 그 징조가 나타났듯 세계 전역 어디의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함께 경례를 올리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태 3:47 참조)

3. 시대적 종교인 태극도

종교도 군사나 정치처럼 세력에 의해서 흥하기도 쇠하기도 하고 시대에 따라서 정치와 일체가 되어 인민의 머리 위에서 군림하던 때도 있었다.

그래서 미개했던 시대에 미개했던 민족 사이에 성행되던 원시종교는 물론이고, 상당한 형태를 갖추었던 종교들도 자취를 감춘 것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에 교세를 떨치고 왕성하다고 해서 반드시 그 종교는 진리가 되고 교세가 미약하다고 해서 교의가 못하다는 판단도 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금 전 세계에 군림하고 있는 기독교 같은 것도 로마제국의 콘스탄틴 같은 제왕이 신봉자가 된 데서 전 유럽에 전파되었고, 또 아메리카 신대륙 개척과 함께 미합중국의 국교처럼 된 것이다.

또한 불교가 과거 시대에 동양3국에 세를 떨친 것도 왕가와 귀족의 세력을 통한 것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고 현재 아랍 여러 나라의 회교 또한 국력의 뒷받침이 아니고는 오늘처럼 번성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조에 들어와서 숭유(崇儒)정책을 썼기 때문에 아직도 각처에 향교(鄕校)가 있고 또 국민의 생활 가운데 의식(意識)적으로 또 행동적으로 유교사상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 바로 그런데 연유한 것이다.

일본이 불교 각 종파에 신도(神道)가 눌리어서 힘을 못쓸 때 아시카가 막부(足利慕府)에서 신불일체(神佛一體)설에 입각하여 강제로 각 가정에 1신사(一神社) 1사찰(一寺刹)에 소속되게 만든 것이 오늘의 불교국가를 이루게 된 원인이었다.

해방 후 우리나라에서는 진주군(進駐軍)의 영향, 사변 때 구호물자의 영향, 근일에는 취직, 출세, 유학 심지어 오일달러 등 온갖 외부적 프리미엄이 종교 그 자체의 교의보다 더 작용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 엿보인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불순하다고 하겠지만 늘 종교가 역사의 흐름을 편승했던 것을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을 방증(傍證)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러한 시류(時流)에 편승하지 않고 항상 시대와 함께 하고 시대에 앞서서 시대를 영도할 사상으로서 태극도 이외의 진리가 없다는 것이다.

21세기인 오늘날 세계는 데탕트〔和解〕시대로 들어간다. 이것이 바로 인위조작이 아니라 태극 음양합덕의 대기동도수(大機動度數)의 전개인 것을 아는 이는 알 것이다.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모두가 마음대로 극성을 부리다가 이제는 함께 한계점에 도달했으니 이제 여기서 새로운 질서의 기동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것을 태극도는 가르치고 있다.

이 21세기에는 21세기에 소용되는 새로운 진리가 등장해야 하는 것이니 이 새 세기를 지도할 역량이 있는 종교진리가 태극도 밖에 없다. 하기야 태극도란 새로 발견된 진리가 아니다. 3계 우주와 함께 있던 가장 오래된 진리인 바 가장 오래된 동시에 가장 새로운 것은 그 진리가 늘 우주의 도수 곧 시대와 함께 기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 태극도 사상을 세계의 모든 지도자가 배워서 깨달아 실천한다고 하면 실로 태극도가 이상으로 하는 선경세계가 이 땅 위에 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태극도는 가장 시대적인 종교로서 21세기를 지도할 종교사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