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서문을 받으시고 하교하시기를 “주역에 ‘정도(井道)는 불가불혁(不可不革)이요, 혁물자(革物者)는 막약정(莫若鼎)이라.’ 하고 또 ‘혁(革)은 거고야(去故也)ㅣ요, 정(鼎)은 취신(取新)이니라.’ 하였으니 이는 정산인 나의 일임을 너희는 깨달아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이날 밤에 상제님께서 평소와 같이 철야 공부를 하시다가 11시경에 시위당번 반장(侍衛當番 班長) 오득표(吳得杓)와 반원 강맹달(姜孟達)•신순근(申淳根) 등에게 하명하시기를 “내가 잠시 쉬려 하니 새벽 1시 5분 전에 깨우라.” 하시니라. 1시가 되었을 때 득표는 자고 맹달과 순근은 서로 도담(道談)에 몰두하여 있으므로 박중하가 급히 존전에 올라가 시간이 되었음을 사뢰니 “어찌 이제서야 깨우느냐, 벌써 1시가 아니냐! 비록 1분 1초 간이라도 천개어자(天開於子)가 지벽어축(地闢於丑)되는 시간이어늘 천지는 분초 간도 쉬지 않음을 명심하라.” 하고 엄책하시며 득표에게 대기명령을 내리시니라.

다음날 상오에 충주지방 내수 오명순(吳明順)이 승안을 모시고 내려가려 하니 “도장에서 점심을 먹고 가라.” 하셨으나 황송한 생각에서 먹지 않고 이웃의 친척집으로 내려가니라. 상제님께서 아시고 “내 밥을 먹어야 내 일을 할 수 있는 법이어늘 하물며 비록 사소한 일이라고 위명(違命)할 수 있느냐?” 하시며 박중하로 하여금 불러다가 부복시키고 훈계하게 하시니라.

상제님께서 도장 담장 위에 뱀이 지나감을 보시고 임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저 형상을 평하여 보라.” 하시므로 안영국이 “벽상와사(壁上臥蛇)는 일자생(一字生)이니이다.” 하고 사뢰니 “옳게 생각하였도다. 만일 달리 생각하였다면 큰일이니 네가 오늘 일로 인하여 덕을 보리라.” 하시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집안이 가장 조용한 자는 아들 자(子)자고, 가장 시끄러운 자는 아내 처(妻)자며, 세상에서 가장 높은 자는 지아비 부(夫)자고, 가장 낮은 자는 다만 지(只)자니라.” 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