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심을 갖는 자는 망하느니 의뢰하지 말라, 의뢰는 의무와 사명을 망각함에서 유래하고 결국 무책임과 배은(背恩)에 못지 않기 때문이니라.” 하시니라.

“너희가 힘껏 하여도 모자람은 내가 용납하되 넘침은 내가 쓰지 않으리라.” 하시니라.

이달 초9일 조회 후에 말씀하시기를 “나의 일은‘범질(范質)의 도수’로 되느니라.” 하시고 자치통감(資治通鑑) 제15권을 가져오게 하셔서 임규오에게 주시며 임원들과 함께 영대에 배례를 올리게 하신 다음, 후주(後周) 공제(恭帝) 선우송(禪于宋)의 항목을 존전에서 큰소리로 정중히 읽게 하시니라. 규오가 읽기를 마친 뒤에 하교하시기를 “송태조(宋太祖) 조광윤(趙匡胤)을 황제위(皇帝位)에 등극하게 한 사람은 범질이니라. 당시의 비결에‘점검가외(點檢可 )’라고 전하여 왔는데 이 통감에도 있듯이 송태조의 등극전 직위가 전전도점검(殿前都點檢)이었으므로 비결과 일치하였느니라. 이때 범질이 재상으로서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공제에게 예궐(詣闕)하여 재가를 내리게 하고 송태조를 부액(扶腋)하여 전상 용상(殿上龍床)에 오르게 하니 이로써 송나라가 세워졌는 바 이 곧‘범질의 도수’니라. 너희들이 오늘 좋은 글을 배웠으니 내게 예하라.” 하시므로 일동이 사배를 올리니라.

이달 중순에 상제님께서 백일공부를 마치시고 임원들에게 하명하시기를 “그대들이 지난번에 나를 지존위에 오르라 함이 도수를 알고 한 일은 아니나 이 또한 천기니라. 이로써 이곳 도수를 마쳤으니 천장길방(天藏吉方)인 길지(吉地)를 찾아 도강이서(渡江而西)하여 정주(定住)할‘대이동도수(大移動度數)’와 상제님께서 정하신‘대학도수(大學度數)’가 돌아오느니라. 운수는 좋으나 고난이 많으리니 그대들이 감내할지 걱정이로다.” 하시니라.

다음날 상오에 상제님께서 임원 몇 사람을 거느리시고 감천 용담(甘川 龍潭) 해수욕장에 임어하셔서 한나절을 소요하시며 산천지세(山川地勢)를 두루 살피시니라. 이를 전후하여 여러 차례 중하와 봉상에게 “감천의 토지시세(土地時勢)를 알아오라.” 하시므로 그들은 토지를 사서 무엇하시려는지 궁금하게 생각하며 그곳에 사는 위출과 함께 하감천(下甘川) 일대의 땅값을 알아보니 밭 한 평에 4, 5백 원이므로 그대로 아뢰니라. 본래 감천은 그 고개 반월령에 복우도장 산소를 모신 곳이므로 상제님께서 성묘시에 임원들을 거느리고 임어하셔서 지형• 지세를 친감하신 곳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