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중부도가의 생활은 날품팔이, 행상(行商) 등이 대부분이며 안정된 직업을 가진 도인은 극소수로서 피난생활을 겨우 면한 상태이고 다만, 안심 안신을 신조로 한 신앙생활에 정성껏 힘쓸 뿐이니라. 이러한 상태에서 판잣집일망정 정부의 시책에 의하여 철거•이주하는데, 당국의 협조는 겨우 수송에 그치고 건축과 생계는 자신들의 부담이니라. 이로 인하여 날품팔이나 행상도 할 수 없어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을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일기조차 불순하여 작업이 부진하고 가까스로 완성되어 가던 판잣집과 토담집이 빈번한 폭풍과 장마로 파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도인들의 참상은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으나 오직 상제님의 훈교와 도심으로 이주업무를 계획대로 추진하니라.

상제님께서는 바람과 비를 맞으시며 보수동과 감천동 현장에 매일 친림하셔서 “이 곧 칠년대한(七年大旱)•팔년풍진(八年風塵)•구년홍수(九年洪水)의 도수니라.” 하시며 도인들의 고난을 몸소 체감하시고 격려하시며 임원들에게 최선을 다하여 지원하도록 하시니라. 또 포덕 교화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시고 수시로 금품과 자재를 하사, 구휼하심으로써 이해 10월 말경에 800호 가량이 이주 정착하니, 말씀하시기를 “이 곧 ‘오강록도수(烏江錄度數)’며 ‘도강이서도수(渡江而西度數)’니라.” 하시니라.

8월 초에 상제님께서 대책위원회 사무실 옆에 싸전(廛)을 내어 위원회의 직영으로 도매상에서 양곡을 받아 도인들의 실정에 맞도록 공급하게 하시니라. 이 결과 도인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막대하여 10월에는 5감 지역에도 싸전을 내게 하시고 그 책임자에 포감 김용화(金容和), 보조원에 권형진(權炯鎭)•김중태(金重泰)•김동윤(金東允) 등을 임명하시니라. 그 규모가 더욱 커지자 다음해 봄에는 시내 충무로(忠武路) 3가 속칭 자갈치시장 소재 부산 굴지의 양곡위탁판매 업체인 협동상회(協同商會)와 감만동(戡蠻洞) 소재 대규모 도정업체(搗精業體)인 대원산업(大原産業)주식회사를 인수 경영하게 하시니라.

이달 중순에 조경규가 상제님께 사람을 보내어 서신으로 왜정시에 만주에서 활약하신 독립운동에 대한 서훈신청(敍勳申請)과 안면도와 원산도에 간척하신 농지와 염전에 대한 환수계획을 사뢰니 단호히 거절하시고 다시는 거론조차 못하게 하시니라.

감천동 5감 지역은 그 지번이 산 105번지였으므로 원주민이 주소로 사용함에 따라 도인들의 주소도 모두 105번지가 되니라.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선천(先天)에는 천상에 108천(百八天)이 있음을 불가에서 본떠서 108염주를 써 왔으나 후천에는 105천이 되니, 금강산 유점사(金剛山 楡岾寺)의 보리수도 그 열매가 예전에는 108개씩 열리다가 근년에는 105개씩 열리느니라. 이곳의 지번이 105번지며 도인들이 모두 이 번지를 사용함은 후천도수에 상응(相應)함이니라.” 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