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7일에 국회 부의장 조경규(趙瓊奎)가 부산시내 각급 기관장 등 수행원과 경호원을 거느리고 부산도장으로 상제님을 예방(禮訪)하니라. 그는 상제님과 종친(宗親)간이었으나 이날은 사적 친분보다 공적으로 도인들의 판잣집 철거문제를 상의하러 오니라. 그가 상제님께 고하기를 “부산은 본래 우리나라 제일의 항구도시로서 외국인의 출입이 잦고, 또 미관•화재문제 등 도시정비상 제반사정으로 판잣집을 철거하여야 함이 정부의 방침이옵니다. 그러나 천여 호나 되는 도인들을 다른 난민과 같이 강제철거할 처지가 아니므로 도지사나 시장이 오기보다는 소임은 아니오나 제가 사전에 진달(進達)함이 도리인 줄 알고 왔사오니 하념하시기 바라옵니다.” 하고 철거와 이주 방법은 도중임원과 관계당국이 협의하여 시행하시도록 여쭈니라.

상제님께서는 도인들의 대이동을 이미 도수로서 마음 속에 정하시고 임원들에게는 시달하신 바이나 아직 도중에 공포하지 않으셨는 데 마침 이날 조부의장의 상고를 접하셔서 자동적으로 시행하게 된 구천의 도수에 새삼 감열(感悅)하시고 흔연히 윤허(允許)하시니라.

이날 밤에 상제님께서 중부임원들을 긴급히 명소(命召)하셔서 하명하시기를 “내가 도인들의‘대이동도수’를 몇 달 전에 심정(心定)하였으나 너희들의 난감한 형편과 실정을 염려하여 아직 명령을 내리지 못하였더니, 오늘 조부의장과 협의한 결과 도인들의 판잣집을 철거 이주하기로 합의하였느니라. 이를 좋게 받아들여 시행하는 것이 옳으니 임원들은 이 사실을 중부 전도인에게 주지시켜 만반의 준비를 하되, 이것이 구천의 도수임을 명심하고 여하한 난관도 극복할 태세를 확립하도록 하라. 또한 중하와 봉상은 이에 따른 당국과의 협의를 추진하되 도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유념하여 노력하라.” 하시니라.

중하 등이 당국과 협의하면서 제일 어려운 문제는 이주할 대지니, 천여 호가 당장 이주함에는 관계당국이 도로•수도•전기 등 부대 시설의 보조는 재정상 불가능하더라도, 최소한 몇 만 평의 대지는 주선하여 주어야 할 것인데 이에 불응하니라. 당국이 겨우 이주지로 예정한 영도(影島) 청학동(靑鶴洞)은 택지 조성조차 할 수 없고, 그 토지가 거의 사유지이므로 도인들이 부담하여 매입하여야 할 난감한 사정이니라.

이러한 사실을 중하 등이 상제님께 복명하니 말씀하시길 “지난번 너희에게 감천의 토지 시세를 알아보라 하였으나 건성으로 하여 이제 다급하게 되지 않았느냐? 그러나 영도는 실(實)이 아닌 허(虛)의 그림자라는 뜻이고 또 절영도(絶影島)이며 낙도(落島)이므로 불가하고, 이주할 곳은 감천이라야 하느니 그곳은 천장길방(天藏吉方)의 땅이니라. 감천(甘川)을‘감내’라 하니, 지성이면 ‘감천(感天)’이고 고진(苦盡)이면 ‘감래(甘來)’가 바로 그곳이며 새 서울이 그곳이니라. 감천에서도 해변이 아닌 도장 산소를 모신 반월령(半月嶺)으로부터 천마산(天馬山)과 옥녀봉(玉女峯)의 두 산록이 서로 맞닿은 동구까지의 천마 옥녀(天馬玉女) 음양합덕지궁(陰陽合德之宮)이라야 도수의 땅이 되느니라. 너희는 이를 명심하고 저들과 협의하되 이 또한 천기니 누설하지 말라.” 하시니라.